
무심히 지나던 길, 시원한 그늘 드리우던 나무가 어느날 가지치기 되어 황량한 기둥만 덩그러니 남은 걸 발견할 때면... 늘상 있던 자리에 특별할 것도 없는 나무였는데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고 이대로 시들어 버리지나 않을까 마음이 아린다.
'이판사판 ' 그룹전이 멈춘 5년은 이렇게 아린 나무처럼 다가왔다. 그저 순수한 열정들이 모여 자라났지만 일상의 사건들과 코로나 팬더믹으로 크게 잘려나간 후, 때때로 모이던 그늘 또한 사라졌고 다시는 잎이 자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늘 마음이 쓰였다. 그러는 사이 우리들 삶에도 새순이 돋아나길 갈망하는 꺾인 가지 하나쯤은 생겼던 것 같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의 틈으로 생명력을 이어가려는 의지들이 하나 둘 솟아났고, 우리는 나무 밑에 다시 모였다. 2025 ver. 전시가 빗물이 되어 앙상한 나무에 새로운 가지와 잎이 자라나고, 시원한 그늘이 돌아오길 바래본다.
이판사판을 넘어 우리들 삶에도...
전시서문 | 임휴
포스터 디자인 | 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