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 내용
《한낮의 먹구름》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징후들을 통해 잠재된 비극의 순간을 들여다본다. 비극을 거대한 사건이 아닌,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일상의 한 장면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 스며 있는 불안과 감정을 회화로 풀어낸다.
평범한 하루에도 설명하기 어려운 예감과 섬뜩한 감각은 문득 찾아온다. 사소한 불안은 어느새 마음속에서 커지고, 익숙한 사물과 풍경은 저마다의 표정과 흔적을 품은 채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작가는 이러한 일상의 감각을 화면 위에 차분히 쌓아 올리며, 흐릿하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의 결을 담아낸다.
먹과 호분으로 표현한 옅고 투명한 화면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흐릿한 풍경과 모호한 형상은 잠재된 비극의 흔적을 암시하며, 관람자가 저마다의 기억과 감각을 따라 장면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열린 여백을 남긴다.
한낮에도 문득 먹구름이 드리우듯, 불안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스며든다. 작품 속에 남겨진 작은 징후들을 따라가며, 익숙한 풍경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마주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