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감각의 조각들> 전시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사실 상상력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서영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여 시각적 표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한다. 그의 작품은 개인적 일상을 드러내는 창구 역할을 하며, 각 이미지는 생생한 경험의 조각들로 구성된다. 조서영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 등의 다양한 일상적인 관계의 상호작용에 집중하는데,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나치게 사적일 수 있는 내면의 감정을 일상 이미지를 통해 담담하게 보여준다.
최규연의 작업은 관찰과 상상, 그리고 일상에서 마주한 다양한 시각적 자극들을 모티브로 삼아, 익숙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최규연의 작품은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이미지로 인식되어 받아들여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을 이루는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맥락들이 서로 관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등, 보이지 않는 다양한 간섭들이 익숙한 것들을 철저히 낯선 이미지로 변모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작가에게 일상의 어떤 것이 관찰되는 즉시 이미지는 그들 안에서 다양한 기억, 감정, 혹은 인식 등의 내적 요소들에 의해 변형되고 재구성된다. 그렇게 구현된 이미지가 관객에게 수용되면, 관객은 다시 각자 그들만의 요소를 재 첨삭하게 되며, 원래의 일상 이미지보다는 현재 자신이 재현해낸 이미지에 집중하고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관객은 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경험이 그려낸 상상의 산물과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